한국GM이 내수시장의 판매부진으로 부평 2공장의 생산물량을 30%가량 줄인다. 주력 생산 차종인 말리부가 예상보다 잘 팔리지 않으며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자 한국GM은 가동률을 20%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부평 2공장의 시간당생산대수(JPH)를 30대에서 20대로 낮추는 잡다운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연초부터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는 부평 2공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가 잡다운을 논의했고 결국 시간당 생산 대수를 3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전사 차원에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이 잡다운에 돌입하는 것은 ‘재고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부평 2공장의 최종 생산능력은 17만대 수준인데 지난해 말리부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48.8% 줄어든 1만7,052대가 판매됐고 아베오는 내수와 수출을 합쳐 6,843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두 차종의 판매량 2만3,895대는 부평 2공장 전체 가동률의 14%에 불과하다. 지난해 30%의 가동률을 유지해 연간 3만대 이상의 재고가 쌓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국GM은 내년부터 부평 1공장이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고 부평 1공장에서 생산되던 소형 SUV 트랙스는 2공장으로 옮길 때까지 잡다운을 이어갈 방침이다.
협력업체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르노삼성자동차가 9월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중단하는 데 이어 한국GM의 부평 2공장이 폐쇄 직전 군산공장 수준까지 가동률을 떨어뜨리면서 관련 부품사들은 일감 절벽에 맞닥뜨리게 됐다. 한 협력사 대표는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며 “납품처를 다변화하려 해도 (완성차 업체가) 다 어려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