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왼쪽부터), 오세훈, 김진태 후보가 14일 대전 한밭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첫 합동연설회가 열리면서 본격적인 전대 레이스가 시작됐다. 14일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가 개최된 대전 한밭체육관은 각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 메워졌다. 지지자들의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 등 3명의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보수 대통합’ ‘탈(脫)박근혜’ ‘대여투쟁’을 강조하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황 후보는 ‘자유우파 빅텐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나온 그는 “통합의 울타리를 넓히고 혁신의 속도를 높여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가 바로 통합이다. 자유우파 진영 모두가 한국당의 빅텐트 안에 똘똘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당선될 경우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저에게는 챙겨야 할 사람도, 계파도 없다. 오로지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황·김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우리는 필패인데 불행히도 황·김 두 분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박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며 “과거를 보지 말고 미래를 보고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오 후보는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자신이 선택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 지지율이 아직 더불어민주당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수도권에서 이기려면 중간지대 부동층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며 “합리적 개혁보수 주자로서 수도권·중부권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갈색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등장한 김 후보는 강력한 대여투쟁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제가 싸울 상대는 당 대표 후보들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애국세력과 우리 당이 힘을 모아 싸워나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보수우파의 덕목”이라 힘주어 말했다. ‘5·18 폄훼’ 논란으로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 유예’ 판정을 받은 사실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만약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이 김진태는 이 당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데 괜찮겠냐”고 물으며 “저를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설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자’ 등 자극적인 발언들도 쏟아졌다.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준교 후보는 “우리 손으로 반역적 매국 정권을 직접 처단해야 한다”며 “당원동지 여러분이 90% 이상의 표를 몰아주시면 그날로 문 대통령을 탄핵시키겠다”고 외쳤다. /대전=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