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국 국가비상사태 선포 방침

장벽건설 강행 '승부수'...셧다운 방지에 예산안은 서명
펠로시, 의회관계 파국 경고 "국경에 어떤 위기도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야당인 민주당이 경악하며 실제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혀 워싱턴 정가에 또 한 차례 폭풍우가 몰아칠 기세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장벽 논란으로 인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야가 합의한 예산지출법안에 대통령이 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핵심공약인 국경장벽 건설 강행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연방의회에서 예산지출법안 표결이 진행되기 직전에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그러나“(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말한 대로 국경에서 국가 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를 중단시키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포함한 다른 행정적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장벽을 건설해서 국경을 지키고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예산안은 국경장벽 건설에 13억7,500만 달러를 반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요구한 57억 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예산 전용과 병력 동원을 통해 장벽을 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을 건설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해결책’이지만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대가 적잖은 정치적 논란이 큰 사안이다.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백악관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계획에 대해 “의회 관계가 종착점에 이를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펠로시 의장은 “멕시코 국경에는 국가 비상 질서가 요구되는 어떠한 위기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우려와 경악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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