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온 한반도에 들불처럼 번졌던 만세운동은 전국 방방곡곡의 무명씨들이 만들어낸 혁명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교과서에는 민족대표 33인과 유관순 열사의 이름 정도만 남았고 나머지 장삼이사의 이름은 공중으로 흩어졌다.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인 저자는 3·1운동은 단순한 선언으로 이루어진 엘리트 운동이 아니라 해외그룹과 국내 종교그룹, 학생그룹 등 다양한 그룹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한 번의 시위가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조선의 남녀노소가 이루어낸 촛불이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발성. 책에는 강요나 강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특히 독립선언서를 인쇄하고 지방에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던 보성사 사무원 인종익과 독립선언서와 ‘조선독립신문’을 민가에 배포하고 만세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열아홉의 나이에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배재고보 2학년 김동혁 등은 책에서 처음 소개된 인물들이다.
“3·1운동이라는 거대한 서사 속에 가려진 보통 사람들의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었다”는 말처럼 저자는 3·1운동을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전달하고 실행한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히 고증하고 복원했다. 1만6,000원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