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금천구 호서대 벤처타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유튜브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김진태, 황교안 후보./사진제공=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막이 오르면서 누가 당권을 거머쥘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황교안 전 총리가 앞선 가운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 김진태 의원이 태극기 부대의 결집력을 활용해 ‘다크호스’로 부상할 지도 주목거리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등 3명이 당권 주자로 나선 가운데 앞으로 3차례의 합동연설회와 5차례의 TV·인터넷 토론회 등을 거치게 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총선에 승리할 경우 명실공히 ‘대권 주자’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의 결집에 힘입어 황 후보가 초반 우세를 보인 가운데 오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찮은 상황이다. 최근 친박계 초·재선 의원 10여명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황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황 후보도 친박계 의원들과 틈틈이 접촉하며 지지를 요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후보가 탄핵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배박’(박근혜를 배신했다) 논란으로 박 전 대통령 동정 여론이 큰 대구·경북(TK) 등 영남권에서 ‘황교안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한때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황 후보 대세론이 흔들릴 조짐이 보이자 않자 친박계가 줄을 서고 있다는 게 한국당 안팎의 분석이다.
후보 3명 가운데 유일하게 개혁보수 성향이자 비박 후보인 오 후보는 비박(비박근혜)계 및 복당파 결집을 통한 ‘반황’(반황교안) 전선 구축에 나섰다. 오 후보는 지난 14일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극복론’을 거듭 제기하며 황 후보와 차별화에 나섰다. 또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내세워 합동연설회와 TV토론을 통해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비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 등이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비박계가 오 후보로 뭉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선거 이후 비박계의 구심력이 크게 약화한 상황에서 오 후보가 탈계파 원칙을 내세워 지원을 적극 요청하지 않은 것도 비박계의 결속력을 약화하는 원인이다.
앞으로 ‘황교안 대세론’이 굳어질 경우 일부 비박계 의원들이 각자도생 차원에서 황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오세훈 역전극’이 힘들다고 판단할 경우 오히려 통합을 강조하는 황 후보에 줄을 서며 생존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진태 후보는 두 후보에 비해 약세이지만 ‘태극기 부대’ 등 고정 지지층을 앞세운 득표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5·18 망언’ 논란으로 태극기 부대의 결집력이 더 강해지면서 김 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는 김 후보에 대한 열띤 응원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