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 '버닝썬 사태'…강남 클럽 마약수사로 번지나

警 '마약유통' 버닝썬 직원 첫 구속
클럽MD 중국인 여성은 출국정지
경찰 "승리도 필요하다면 조사"
폭행피해 주장 男, 추가 추행 포착
사건 사실관계 공방도 다시 가열


강남 역삼동 클럽 ‘버닝썬’에서 촉발된 폭행 사태가 강남 클럽 전반에 대한 마약 수사로 확대될 조짐이다. 경찰이 폭행 피해를 주장한 김모(28)씨의 추가 추행행위를 발견하면서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논란도 불이 붙고 있다.

버닝썬 사건으로 불거진 클럽 마약 유통과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마약 유통구조의 특성상 다른 클럽까지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시일이 다소 걸리더라도 명확하게 수사해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광수대는 이날 마약을 유통한 의혹을 받는 버닝썬 직원을 처음으로 구속했고 클럽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 A씨(별칭 ‘애나’)에 대해서도 출국정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속된 버닝썬 직원은 대마초·필로폰·엑스터시·물뽕(GHB) 등을 모두 투약·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자택에서도 성분 불상의 액체와 가루가 발견돼 현재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MD는 프리랜서 개념이라 한 클럽에 종속돼 있지 않다”며 A씨가 다른 클럽들과도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승리(버닝썬 전 홍보이사·그룹 빅뱅 멤버)도 필요하다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청 관계자는 “경찰 (주관의) 수사에 대한 우려가 있는 줄 안다”면서도 “한 점 의혹도 없도록 경찰 유착 의혹과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철저히 수사해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버닝썬 사건에 대해 쌍방폭행·공무집행방해·성추행 관련 부분은 강남경찰서가,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후발 의혹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가 나눠 수사 중이다. 광수대는 지난 14일 역삼지구대와 버닝썬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사실 공방도 심화하고 있다. 이날 강남경찰서는 김씨의 추가적인 추행행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강남서 관계자는 “클럽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중 추행행위로 보이는 장면이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영상 분석을 의뢰하고 피해자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 측은 피의사실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강남서 관계자를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소했다.

김씨는 사건이 최초 발생한 지난해 11월24일 약물로 정신을 잃고 끌려가는 여성을 구하려다가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으나 12월 피해자 2명에게 고소당해 강제추행으로 입건됐다. 이 중 1명이 클럽 MD로 근무하며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A씨와 동일 인물로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클럽 측이 사태 무마를 위해 고소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김씨의 폭로 이후 버닝썬 내에서 약물을 이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등 의혹이 불거졌고 이 클럽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커졌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