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한남동 단독주택 공시지가와 공시가격 비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제공
부동산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등이 그동안 고의로 낮게 책정해왔다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에서 이들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경실련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부·감정원의 불공정한 공시지가 책정과 공시가격 축소 조작으로 지난 14년간 징수되지 못한 보유세만 7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2005년 도입된 공시가격 제도는 1,200만채의 아파트만 시세반영률을 70% 수준으로 반영해 ‘세금 폭탄론’을 야기했다”며 “그런 정책 미숙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를 완화하고 보유세를 후퇴시켰다”고 말했다.이어 “공시가격제도 도입 후에도 상가업무빌딩·고가 단독주택 등은 시세를 30~40%만 반영해 재벌과 건물주는 아파트 소유자의 절반 이하 세금을 냈다”며 “낮은 세금과 불공정한 세금 특혜를 악용해 재벌과 법인들도 땅 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12년간 공시지가보다 낮은 공시가격이 책정된 한남동 일대 단독주택과, 감정평가액이 한 달 만에 2배 이상 차이 난 삼성동 현대자동차 땅을 예로 거론하며, “낮은 시세반영률과 형평성 결여, 고무줄 감정 등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와 관계 기관은 땜질 처방과 변명만 할 뿐, 불공정 과표를 개선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로 예정된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와 관련해서는 “전체 아파트 시세반영률은 다른 부동산에 비해 70%대로 높지만, 고가 아파트에 한정할 경우 여전히 낮다”며 “공시가격을 시세 대비 80%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실련은 이날 오후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공시지가 용역 수행기관에 대한 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하고, 다음 주에는 고가 단독주택이나 토지들의 불공정 과표 사례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실련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입주한 옛 한국전력 부지처럼,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 부지 대부분이 이전 시점 전후의 감정가가 크게 차이가 난다”며 “다음 주에 이런 불공정 과표 사례를 추가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