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는 황사·미세먼지가 자주 엄습하고 2월 저점을 찍는 알레르기성 결막염·비염 등의 진료인원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미세먼지는 기관지·폐 등에 쉽게 쌓이고 카드뮴·납·비소 등 유해 중금속도 포함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으로 코·기관지 점막 등이 염증으로 부어 있으면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고 녹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만성 호흡기 질환자나 비염·축농증 등의 코 질환자는 적극적인 치료와 증상 악화 예방책이 필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비염과 천식 진료인원은 3월부터 늘기 시작해 4~5월 1차 피크를 친 뒤 줄었다가 8~9월 2차 피크를 이루는 쌍봉낙타형 양상을 보인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꺼풀 안쪽 점막인 결막에 알레르기 원인물질(알레르겐)이 닿아 유발된다. 중금속·바이러스·세균 등이 뒤섞여 있는 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결막에 달라붙으면 알레르기 반응으로 염증이 생기고 충혈·눈곱·간지러움·이물감 등이 나타난다. 눈을 비비다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바이러스 침투로 안질환이 나타나기 쉽다.
안과에서 처방하는 점안제를 사용하면 보통 1~2주 안에 증상이 완화되지만 방치할 경우 각막염과 시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경우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끼면 눈이 건조해져 충혈·가려움증 등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다. 눈이 가려운 경우 흐르는 물에 눈을 씻어주거나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진료인원 중 10세 미만(82만여명)이 20%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10대 미만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10~13%대의 고른 분포를 보인다. 박종운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손을 깨끗하게 하지 않은 채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등 손 위생의 영향이 크다”며 철저한 손 씻기를 당부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배설물, 동물의 비듬 같은 알레르겐을 감지한 뒤 과도한 면역·염증 반응으로 생긴다. 코점막이 빨갛게 부어올라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많이 만들어지며 재채기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아침에 심하다. 코 옆쪽 눈 가려움증이나 충혈, 축농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인구의 13%(634만여명)가 진료를 받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환자 10명 중 3명은 12세 이하 어린이다. 증상이 심한데도 염증 치료를 하지 않으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만성피로,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학습장애, 성장저하, 우울증 등 정서장애 위험이 높아진다.
증상 완화에는 감기약에도 들어가는 항히스타민제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염증을 잡아야 한다. 가장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것이 코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분무제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 등에 수 주 이상씩 지속되므로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매일같이 사용하면 여러 증상을 개선하고 축농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천식은 기관지의 염증 반응으로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곤란, 천명음(쌕쌕거리는 숨소리), 심한 기침 증세가 반복·발작적으로 발생한다. 천식을 일으키는 원인인자(집먼지진드기·꽃가루·곰팡이·애완동물·바퀴벌레·음식 등)와 악화인자(기후변화·대기오염·담배연기·감기 등)가 개인마다 달라 이를 정확히 알고 제거하거나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오염이 심한 봄과 감기가 유행하는 환절기에는 특히 천식 예방과 치료에 힘써야 한다. 박흥우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지속성 기관지확장제를 혼합한 흡입제로 꾸준히 치료하면 사망 위험 등을 낮출 수 있고 유해 반응의 발생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