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에서 지난 2018년 6월 7일 방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상으로 추천하라고 요청한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지난해 8월 22일 전화 협의 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전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7일 “아베 총리가 미국 정부로부터 비공식으로 의뢰를 받아 지난 가을께 노벨상 관계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던 중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마이니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 추천서를 작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사일이 일본의 상공을 날아가고 있느냐”며 자신의 성과를 내세웠고 노벨상으로 추천하라고 아베 총리에게 타진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야마나시현에 있는 별장에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 위해 저녁에 급히 도쿄로 돌아온 상황이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는지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해 자신이 추천했음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무역 적자의 해소를 요구하자 미국산 F-35 스텔스 전투기를 대량 구매하기로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극 ‘화답’했다.
그러나 야당은 미국의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탈퇴와 이란 핵합의 탈퇴 등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상으로 추천한 것을 두고 다른 나라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입헌민주당 회파의 오가와 준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상은 있을 수 없다”며 “부끄럽다”고 주장했고,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납치문제도, 핵·미사일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