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新가전 돌풍에 실적 반등…'상고하저' 패턴 굳어지나

신제품 출시·가전 성수기 효과에
1분기 영업익 7,580억 웃돌 듯
직전분기 영업익 757억서 반전
스마트폰 사업 부진 지속 여파
2016년 3분기부터 실적 둔화



지난해 4·4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LG전자(066570)가 한 분기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신제품 출시, 가전 성수기 효과 등으로 가전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들어 연초 새 제품이 나오는 가전 판매는 호조를 보이는 반면 통상적으로 2·4분기에서 3·4분기 사이에 출시되는 휴대폰 관련 제품 판매가 부진한 흐름이 반복되면서 ‘상고하저’ 패턴이 굳어지고 있다.



19일 가전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1·4분기 영업이익은 애초 증권가 전망치인 7,58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LG전자와 함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투자설명회(NDR)를 진행한 권성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8,000억원 후반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지난해 1·4분기(1조1,078억원)와 지난 2017년 1·4분기(9,215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LG전자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4분기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3,878억원)를 크게 밑돌았으나 불과 한 분기 만에 반전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올 1·4분기 실적 호조는 가전 부문인 H&A 사업본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필수 가전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무선청소기 등 신(新)가전의 빠른 판매 성장세가 돋보인다. 권 연구원은 “신가전의 돌풍으로 H&A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하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올해 H&A 사업본부의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초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가전 부문의 판매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전 성수기인 연초에 맞춰 지난달에 LG 트롬 플러스(세탁기), LG 휘센 씽큐 에어컨, LG 트롬 스타일러, LG 그램 투인원(노트북) 등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다만 LG전자의 영업이익은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LG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을 1·4분기의 절반 수준인 4,093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상고하저 흐름은 2016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LG전자의 2015년 분기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1·4분기 3,052억원, 2·4분기 2,441억원, 3·4분기 2,940억원, 4·4분기 3,490억원으로 분기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LG전자는 2016년 1·4분기와 2·4분기에 분기별 영업이익 5,000억원을 넘었으나 3·4분기부터 실적이 둔화해 4·4분기에는 영업적자 352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도 마찬가지다. 2017년 1·4분기에는 영업이익 9,215억원을 기록했으나 4·4분기에는 3분의1 수준(3,66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4분기에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으나 4·4분기에는 1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휴대폰을 담당하는 MC 사업본부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다. 통상적으로 LG전자의 휴대폰 신제품은 2·4분기에서 3·4분기 사이에 출시된다. 지난해의 경우 ‘LG G7’이 5월에 출시됐다. ‘LG V40’은 10월에 선을 보였다. 또 2017년에는 ‘LG G6’가 3월, ‘LG V30’은 9월에 공개됐다. 하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LG전자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도 “MC 사업본부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MC 사업본부의 전환점 마련이 시급한 셈이다. 권 연구원은 “MC 사업본부는 지난해 4·4분기에 예상보다 큰 손실로 실망을 안겨줬으나 올 1·4분기부터는 영업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고정비를 만회할 수준의 매출 상승과 플래그십 모델의 경쟁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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