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집 공포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있다. 올해 약 20만가구의 새 아파트가 입주하는 서울 등 수도권 입주율이 80%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며 일부 개별 단지는 입주지정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입주율이 60%에 머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약 1만가구의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입주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다돼가지만 입주율이 30~4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올해 들어 입주지정기간이 종료된 뒤에도 입주자를 다 채우지 못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의 경우 입주지정기간이 지난 1월14일에 종료됐지만 입주율은 6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크푸르지오(396가구)도 입주기간이 이달 13일에 끝났지만 이사 들어온 비율은 60%선에 그친다.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센트럴아이파크는 이달 말에 입주지정기간이 끝나지만 입주율은 47%에 불과하다. 서울 동남권 전세 약세의 진원지인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입주율이 30~4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까지 미입주 단지가 늘면서 ‘불 꺼진 아파트’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2.1%로 2017년 6월 조사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 69.6%를 기록하며 70%선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경남은 50%대, 강원은 60%대에 그쳤다. 서울(86.7%)과 수도권(83.7%)은 80%선을 지키기는 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 추세다.
아파트 입주 대란이 확산되는 것은 공급물량은 3년 연속 쏟아지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거래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실장은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하거나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새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주인들뿐만 아니라 하청업체들에도 연쇄적으로 여파가 미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혜진·이주원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