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수입차] 프리미엄 세단vs스타일리시 SUV…"내가 킹CAR"

영원한 맞수 벤츠 C클래스·BMW 3시리즈 '고급 세단' 출격
볼보·재규어랜드로버·인피니티, 스타일리시한 SUV로 맞불


1·2월은 수입차 판매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시장의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3~4월 성수기를 겨냥해 수입차 브랜드들이 다양한 신차를 내놓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역시 수입차 판매량은 다소 주춤했다. 총 1만8,198대가 팔려 전년 같은 달(2만1,075대)과 비교해 13.7% 줄었다. 하지만 지난 2015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 1월 기준 판매량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것을 고려하면 수입차 판매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기우다.

최근 2~3년간 수입차 시장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강세를 보여왔다. 2016년 수입차 시장에서 세단 점유율이 60%대로 떨어진 후 세단과 SUV의 판매 비중은 대체로 6대4 정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세단 판매 비중이 70%를 훌쩍 넘었다. 2년간의 패턴을 깬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BMW·렉서스·아우디 등의 프리미엄 세단들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상위 5개가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과 ‘C220d’, 렉서스의 ‘ES300h’, 아우디 ‘A6 40 TFSI’, BMW의 ‘320d’다.

그렇다고 SUV에 대한 인기가 식었다고 보기 힘들다. 새로 선보인 ‘스타일리시’한 SUV들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포드의 익스플로러는 여전히 수입차 SUV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볼보의 XC60, 재규어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등도 상위권이다. 지난해 새로 선보인 지프의 컴패스, 닛산의 엑스트레일 등도 100대 이상 팔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평판이 좋은 세단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며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출시되면서 시장에 일시적인 쏠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신규 출시된 SUV는 지난해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봄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가 ‘프리미엄’ 세단들의 출격이다. 가장 주목받는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와 BMW의 3시리즈다. ‘영원한 라이벌’인 두 모델은 공교롭게도 신규 모델 출시 일정도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C클래스는 지난해 11월 출시했고 BMW는 올해 3월 공식 판매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5세대 C클래스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선을 보였다. 부분변경이지만 6,500여개의 부품을 교체해 사실상 신차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BMW 3시리즈는 올해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지난해 파리모터쇼에 등장한 후 찬사 일색이다. 다소 차체가 작아 내부공간이 좁다는 단점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덩치는 커졌지만 무게는 오히려 55㎏ 덜 나간다. 국내에는 뉴 320d 디젤 모델과 뉴 330i 가솔린 모델 등 총 2가지 엔진 라인업이 출시된다. 디젤 모델인 뉴 320d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가솔린 모델인 뉴 330i는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푸조는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뉴 푸조 508’로 올해 출사표를 던졌다. 1차 출시국에 속한 우리나라에서는 1.5 BlueHDi 엔진을 탑재한 알뤼르와 2.0 BlueHDi 엔진을 탑재한 알뤼르, GT 라인, 그리고 GT까지 총 네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기존 정통 세단 이미지를 벗고 쿠페 스타일의 날렵한 디자인을 갖췄으며 2.0 BlueHDi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2kg·m, 1.5 BlueHDi 엔진은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1kg·m의 힘을 낸다.

국내 수입 세단 하이브리드 시장을 양분하는 도요타는 캠리 하이브리드를 선보인다. 도요타는 8세대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에 ‘와일드’라는 별칭을 붙였다.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면서 최대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22.5kg·m의 성능을 갖췄다. 가격도 LE 트림은 3,740만원, XLE는 4,220만원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선보인 신형 SUV들은 ‘스타일리시함’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다소 주춤한 시장에서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볼보의 신형 크로스컨트리가 대표 주자다. V60을 기반으로 한 신형 크로스컨트리는 다음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직렬 4기통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 모델로 선보이며 여기에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와 사륜구동시스템(AWD)의 조합으로 출시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대형 프리미엄 패밀리 SUV ‘2019년형 디스커버리’를 내놓았다.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을 새로 교체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 탑재된 SD6 트윈 터보 엔진은 기존 TD6 싱글 터보 엔진보다 48마력 높아진 출력과 10.2kg·m 더 높은 강력한 토크를 제공한다. 험로와 포장도로를 가리지 않는 퍼포먼스와 계단형 루프라인 등 기존의 유려한 디자인은 그대로 계승했다.

인피니티는 프리미엄 중형 SUV인 ‘더 올-뉴 QX50’을 선보인다. ‘강렬한 우아함’이라는 인피니티의 디자인 철학이 충실하게 반영된 모델이다. 인피니티 엔진 기술의 결정체인 ‘VC터보’ 엔진을 심장에 장착한 QX50은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8.7k·m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며 인피니티의 엑스트로닉(XTRONIC) 무단 변속기와 결합돼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라이벌 사이의 판매경쟁뿐 아니라 국내에 새로 선보이는 모델도 많은 만큼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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