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 /AFP연합뉴스
“웸블리를 방문해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 거야. 그가 웸블리의 MVP라는 걸. 주급 인상? 당연히 해줘야지.”
“자랑스러운 우리 ‘쏘니’잖아. 여기서 끝이 아니지, 몸값은 아마 천정부지로 뛸 거야.”
최근 손흥민(27·토트넘)에 대한 구단의 주급 인상 계획이 알려지자 영국 스포츠매체 HITC는 팬들의 트위터 반응을 정리해 보도했다. “마땅히 받을 만하다” “그보다 더 줘야 한다” 등 대부분이 구단 계획을 지지하는 반응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손흥민이 현재 1주 단위로 받는 돈이 11만파운드(약 1억6,000만원)로 알려져 있으며 구단은 15만2,000파운드(약 2억2,300만원)로 주급을 올려 올여름 전에 재계약하려 한다고 전하고 있다. 11만파운드로 인상한 게 지난해 7월인데 토트넘은 1년도 지나지 않아 또 한 번의 재계약을 서두르며 팀 내 대체불가 요원으로 자리 잡은 손흥민을 잡아두려 한다는 것이다.
구단의 대우와 팬들의 반응을 통해 다시 한번 ‘특급’으로 인증받은 손흥민이 2주 남짓한 기간에 5경기를 치르는 숨 가쁜 일정에 돌입한다. 58년 만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며 8년 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도 이 기간에 결정된다.
지난 14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와 챔스 16강 홈 1차전 3대0 승리 이후 푹 쉰 토트넘은 오는 23일 오후9시30분 번리와의 EPL 27라운드(전체 38라운드) 원정에 나선다. 이어 28일 첼시 원정, 3월2일 아스널과 홈경기, 6일 도르트문트와 챔스 16강 원정, 10일 사우샘프턴 원정까지 숨 돌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토트넘이 믿는 것은 역시 에이스 손흥민이다. 시즌 성패를 좌우할 5연전을 앞두고 토트넘은 19일(현지시간) 손흥민의 인터뷰를 구단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손흥민은 “우리 팀 팬들은 진심을 다해 성원을 보내준다. 팬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나 역시 그들을 응원한다”며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도 최대치를 끌어내서 팬들에게 보답하려 한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팬들에 대한 존중을 경기로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항상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것은 자신할 수 있다. 바로 주변 사람들과 팬들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강조했다. 토트넘 구단은 “시즌 16골의 손흥민은 왓퍼드·뉴캐슬·레스터·도르트문트전까지 최근 4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는데 모두 중요한 승리로 이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그는 토트넘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팬들과의 연대를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번리전에서 5연속 득점을 노리는 손흥민은 시즌 16골 8도움, 리그 11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닌데도 리그 득점 공동 선두(17골)인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6골 차다. 득점과 도움을 더한 공격 포인트 랭킹은 16개로 9위. 최근 두 달간 리그 등 모든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거 중 가장 많은 16개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손흥민은 수상 가능성은 작은 분위기다. 전문가나 베팅 업체들은 주로 손흥민을 6순위로 꼽는다. 하지만 분위기를 바꿀 기회는 적지 않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이던 2017년 4월에 번리 골망을 흔든 경험이 있다. 첼시 역시 반가운 상대다. 지난해 11월 말 첼시전에서 선보인 50m 드리블에 이은 원더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센세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을 맞아서는 지난해 12월 말 리그컵 8강에서 골 맛을 봤다. 사우샘프턴은 지난해 12월 초 손흥민이 유럽 무대 통산 100호 골을 꽂은 잊지 못할 상대다. PFA 올해의 선수는 선수 투표로 뽑는다.
주포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의 줄부상에도 손흥민의 맹활약을 앞세워 선두와 5점 차 리그 3위를 지킨 토트넘은 당장 번리전부터 날개를 단다. 3월에나 돌아올 것으로 보였던 케인이 조기 복귀해 번리 원정에 동행할 예정이며 알리는 다음달 2일 아스널전 출격 대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인은 20만파운드의 팀 내 주급 1위 선수이고 알리는 15만파운드로 2위다. 손흥민이 보도대로 15만2,000파운드에 계약하면 ‘넘버2’가 될 수 있다. 토트넘은 이르면 아스널전부터 완성된 ‘DESK 라인(델리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손흥민·해리 케인)’으로 시즌 막판 스퍼트에 나선다. DESK 라인이 정상 가동되는 것은 지난달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이후 10경기 만이 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