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제공하는 VCNC가 고급 택시 시장에 뛰어든다. 최근 카카오카풀에 이어 택시업계의 타깃이 된 ‘타다’ 플랫폼에 오히려 택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택시업계와의 정면승부를 선택한 셈이다.
승차공유서비스기업 VCNC는 21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반 택시와 비슷한 가격으로 고급 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오는 4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타다 프리미엄은 기존 드라이버 자격이 없는 승합차 기반 승차공유서비스인 ‘타다 베이직’과 달리 택시기사를 위한 전용 서비스다. 타다는 해당 서비스를 위해 올해 안에 1,000명의 택시기사들이 타다 프리미엄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타다 프리미엄의 요금은 ‘타다 베이직’ 대비 100~120%다. 모범택시 요금이 타다 베이직 요금의 약 2배, 카카오블랙과 우버블랙 등이 타다 베이직 요금의 3배인 점을 감안하면 타다 프리미엄은 기존 고급 택시보다 요금을 절반 이상 낮추어 책정했다고 볼 수 있다.
‘타다 베이직’이 승차거부 근절과 안전운전, 사용자 리뷰 기능 등으로 이용자로부터 호평받으며 단기간에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했다는 점을 볼 때 일반택시와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타다 프리미엄’ 역시 택시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VCNC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시된 타다 베이직은 출시 후 4달 만에 이용자 33만2,000명을 확보했으며, 서비스 재이용률은 89%에 달한다.
관건은 수요에 부응할 만큼의 차량을 제때에 동원할 수 있느냐다. VCNC는 서비스 개시 첫 달인 4월에는 서울에서 100대를 시작으로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차량과 택시 기사를 확충해 올해 안에 전국에서 1,000대 정도의 ‘타다 프리미엄’ 차량을 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타다 베이직’ 기사들이 시급제로 일했던 것과 달리 타다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택시기사들은 VCNC에 일부 수수료를 내는 것 외엔 운행에 따른 수입을 전부 가져간다. ‘타다 베이직’을 통해 확보한 배차 기술을 제공해 택시기사들의 수입이 크게 늘 것이라는 게 박재욱 VCNC 대표의 설명이다.
앞서 택시업계는 타다의 불법성을 지적하며 지난 11일 이 대표와 박 대표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타다가 운전자를 고용해 11인승 승합 렌터카에 의뢰, 여객을 운송함으로써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4조와 제34조를 위반했다는 게 택시 업계의 주장이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쏘카의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타다 프리미엄’이 택시업계와의 협력 모델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저희는 택시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며 “우리나라 교통·수송 분담률을 보면 승용차가 60%를 맡고 이 중 3%를 택시가 분담하는데, 우리는 승용차를 공유해 소유를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다 프리미엄은 타다의 성장을 우려하는 택시기사들과 고급 이동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시장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라며 “타다 서비스가 중단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사회적대타협기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앞서 홍남기 장관이 “사회적대타협기구에서 이해 관계자들끼리만 타협하면 된다”고 한 말을 SNS를 통해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사회적대타협기구의 정식 명칭이 카풀과 택시 상생 발전을 위한 사회적대타협기구인데, 정말 이용자를 우선에 놓고 고민하고 있느냐는 물음표”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