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인도 투자를 위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한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이번 모디 총리 방한이 롯데의 인도 투자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롯데그룹 내에서 제기된다. 현재 롯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인도에 석유화학·유통·식품 등의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의 신남방로드를 완성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잠실 롯데타워를 둘러보고 소공동 롯데호텔의 이그제큐티브타워에서 1박을 한다. 롯데타워 방문 등의 일정은 인도 측 요청에 의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롯데 그룹에 대한 모디 총리의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그룹은 지난 1990년 말 제품 수출로 인도와 첫 인연을 맺었으며 2004년에는 현지 제과 업체인 ‘패리스’를 인수하며 인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는 2010년 첸나이 지역 초코파이 생산 공장 준공, 2015년 델리 지역 신공장 증설, 2017년 인도 아이스크림 업체 하브모어 인수 등의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롯데는 인도 시장에서 기존 식품 외에 화학 분야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에는 시장 가치 2조원 규모의 인도 국영 화학회사 OPaL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OPaL은 11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갖추고 있으며 설비 가동률이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이라 롯데케미칼(011170)의 기술력이 더해질 경우 몸값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인도 화학시장의 잠재력도 높다. ‘화학제품의 쌀’인 에틸렌의 경우 인도의 연간 생산 능력은 750만톤으로 한국(900만톤)보다 낮다. 2017년 기준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조5,970억달러로 한국의 1.6배 수준이라는 점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2010년 인도석유공사가 연 생산량 8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 설비를 가동한 후 인도석유천연가스공사(ONGC), 인도가스공사(GAIL) 등 다수의 업체가 석유화학 수직계열화 단지를 구축하는 등 화학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도 시장 진출에 관심이 많은 것은 맞지만 OPaL 경영권 인수 등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과 모디 총리의 이날 면담은 신 회장의 일본 출장 일정 등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신 회장은 2015년 5월 당시 방한했던 모디 총리를 만나 투자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인도 현지에서 접견해 복합역사개발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