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영어의 힘] 게르만어 방언이 세계를 정복하기까지

■멜빈 브래그 지음, 사이 출판사 펴냄


전 세계 영어 사용자는 15억 명 이상이고, 영어의 경제적 가치는 무려 6,171조 원에 달한다. 모국어로 화자의 수로 치면 중국어(베이징어)가 10억 명 이상으로 가장 많겠지만, 영어가 세계 각지에서 널리 사용된다는 점에서 영어는 세계 공용어나 마찬가지다. ‘영어의 힘’은 겨우 15만 명이 쓰던 게르만어의 방언에 불과했던 영어가 어떻게 세계를 정복하게 됐는지 5세기부터 현재까지 영어의 성장스토리를 담았다.


책에 따르면 게르만 전사들과 함께 온 영어는 499년 영국에 와서 9세기에는 바이킹의 공격을 받았고, 11세기는 노르만족에게 정복당하면서 영어의 일생일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또한 라틴어와 프랑스 등에 밀려 자신의 고향에서조차 3등 언어로 전락해 상류층이 되려면 쓰지 말아야 할 언어로 취급되는 수모까지 당한다. 지금 영어의 위상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한때 천덕꾸러기였던 영어는 미국이라는 ‘가장 중요한 상속자’를 만나면서 팔자기 피기 시작했다고 책은 밝힌다. 무엇보다 영어가 세계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언어적인 요인 즉 다른 언어들을 흡수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 흥미롭게 설명된다. 또한 단어에 성을 없애는 등 과감한 단순화 등 영어가 힘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1만9,5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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