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천재의 대명사’로 꼽히는 인물이지만 그의 일상생활은 한없이 서툴렀다. 옷은 치렁치렁 아무렇게나 걸치고 다녔고 머리는 늘 며칠은 감지 않은 것처럼 부스스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양말은 거의 신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이 “왜 양말을 신지 않느냐”고 물으면 아인슈타인은 “자꾸 신으면 구멍만 나잖아요!”라고 답하고는 했다. 조금은 덜 떨어져 보이는 이 기이한 괴짜는 기존의 물리학 이론을 일거에 뒤집는 상대성 이론을 내놓으며 지금까지도 인류의 천재로 추앙받고 있다.
독일 출신의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티안 안코비치가 쓴 ‘아인슈타인은 왜 양말을 신지 않았을까’는 두뇌가 아니라 사소한 일상의 습관에서 천재성의 비밀을 찾는다. 저자는 신체를 열등한 것으로, 정신을 우월한 것으로 파악한 데카르트의 근대 철학에 반기를 들면서 정신의 발달에 깊은 영향을 끼치는 몸의 중요성을 파고든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다. 아인슈타인이 숨을 거두자마자 많은 과학자들이 그의 뇌를 연구했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학자도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증명할 만한 ‘물증’을 찾지는 못했다. 그저 아인슈타인의 뇌가 예상과 달리 보통 사람의 평균보다 145g 정도 가볍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다시 아인슈타인의 괴팍한 습성에 주목한다. 부스스한 머리와 양말 착용 거부는 관습을 좇는 대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아인슈타인의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단면이다. 딱딱한 규범과 관습에서 탈피한 자유로움이 훗날 특별한 천재성을 뽐내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저자는 추측한다.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로 시작한 책은 몸과 정신의 긴밀한 상호 작용에 관한 여러 연구 성과를 보여주면서 개별 사례를 뛰어넘는 일반론으로 확장된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손짓이나 몸짓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아이가 말을 더 빨리 배울 수 있다는 것,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 일하면 더 창의적인 가능하다는 사실 등이 흥미롭게 소개된다. 1만5,500원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