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선에 성공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그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아베 4선론’이 제기되고 있다. 올여름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할 경우 본격적으로 4선론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현지 언론은 지난 18일 아베 총리와 1993년 중의원선거 당시 함께 의회에 입성한 동기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포스트 아베’ 문제와 함께 4선론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노다 세이코 중의원 예산위원장, 하야시 모토오 자민당 간사장대리 등이 참석했다.
후지TV 계열인 ‘FNN프라임’은 동기모임 성격상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지만 아베 총리가 “(나는) 다음에 나오지 않는다. 다음 (자민당) 총재 후보는 기시다씨인가”라고 말을 꺼내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침묵하는 가운데 노다 위원장이 “(후보에) 나도 있다”고 나서자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자민당 파벌 중 하나인 니카이파에 소속된 하야시 간사장대리가 “4선도 있을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하야시 간사장대리의 말에 주변은 돌연 조용해졌다.
현재 자민당 규정상 총재는 3연임까지만 할 수 있지만 4연임 개정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자민당은 2017년 당 규칙을 바꿔 2연임 6년까지만 허용됐던 총재 임기를 3연임 9년으로 늘려 아베 총리의 3연임을 가능케 했다. 당시 당규 개정에 앞장선 파벌이 니카이파였다. 자민당 내에서는 올여름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면 아베 총리의 4선론이 당연히 나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4선론과 관련해 “(시기가) 좀 이르다”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4선론은 조기 레임덕을 예방하고 개헌 추진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총재선거가 끝나자마자 ‘포스트 아베’ 인물평이 거론되며 아베 총리의 당 장악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자민당 집행부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4선론은 ‘4선’에 무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국운영 주도권을 아베 총리가 계속 쥐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2015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연임, 지난해에는 3연임에 성공하며 2021년 9월까지 임기를 확보했다. 2006~2007년 1차 집권기까지 합치면 아베 총리는 11월 가쓰라 다로(2,886일) 전 총리를 제치고 역대 최장기간 집권한 총리가 된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