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차편으로 평양에서 출발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평양을 출발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소식을 즉각 전하지 않았던 그간의 보도 관행이 달라진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오전 6시 5분께 김정은 위원장이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하노이시에서 진행되는 제2차 조미 수뇌 상봉과 회담을 위하여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23일 오후 평양역을 출발했다”고 구체적인 날짜도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24일 1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는 기사와 사진이 실려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에 김 위원장이 평양역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는 모습, 열차에 오르기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 4장을 싣기도 했다.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는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공식활동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 보도를 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아울러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동선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도 작년 1차 북미정상회담 때에는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을 다음 날 싱가포르 도착 소식과 함께 내보냈다.
이러한 변화는 김 위원장의 장기 공백에도 내부가 안정돼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상국가’를 지향하면서 국제사회의 보도 관행을 따라가려는 북한의 의지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외신을 통해 김 위원장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북한 매체만 침묵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김정은 정권의 홍보업무를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주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