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달랐지만 이들 기업은 모두 억울함을 호소했다. 금융당국이 개선안 마련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폐지를 앞둔 코스닥 상장사 10곳은 퇴출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기자 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개선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포렌식까지 도입된 상황에서 개선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회계법인이 제대로 살펴볼 여유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의견거절을 준 회계법인에 재감사를 진행하는 현행 제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미 한 차례 의견거절을 낸 회계법인이 입장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방식을 개선해 기업들에개 소명 기회를 충분히 달라는 요구도 높다. 현재 상장폐지와 정리매매 대상 기업들은 5~10분 정도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의 생사가 결정된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달라진 감사환경도 개선안 마련 필요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새롭게 시행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개정안(신 외감법)’에는 부실감사 시 감사인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감사인은 제재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이전에 비해 기업들에 대한 감사 강도를 지나치게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분석도 나온다. 감사인이 기업에 대한 감사를 촘촘히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기업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고강도 감사는 ‘감사의견 거절→퇴출→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현재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에 개선 기간을 부여하고 있고, 이 기간도 연장할 수 있는 만큼 회계 투명성 측면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이 퇴출되도록 만든 현행 규정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업들이 억울하게 퇴출되는 일이 없도록 운영 방법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