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번 2차 비핵화 협상에 나선 데는 체제의 숨통을 죄고 있는 대북제재를 풀려는 목적이 크다.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대북제재가 완화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재개된다면 북한은 추후 협상에서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북한의 속내를 모를 리 없지만 미국은 당장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부분적 비핵화 합의를 큰 성공으로 포장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사석에서 “미국이 요구해온 것 가운데 북한이 60%만 폐기(dismantle)하겠다고 해도 다행일 것”이라며 부분적인 비핵화 합의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해 주목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나는 (핵과 미사일) 실험을 원치 않을 뿐이다. (북한의) 핵실험이 없는 한 우리는 행복하다”고 했다. 이는 자칫 북한의 핵 동결만 이뤄지면 상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북한 경제강국 비전은 실현되기 어렵다.
북한과의 비핵화협상 역사는 핵 폐기를 포함한 완벽한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북제재 해제와 대북 경제지원이 헛수고임을 명백히 보여준다. 완전한 비핵화 없는 북한 경제발전의 미래는 허울 좋은 환상에 불과하다. 대북 투자와 북한 경제 비전의 실현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