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마약 수사로 확대된 가운데 경찰이 클럽과 유착 의혹이 불거진 전현직 경찰관들의 계좌 내역과 통신기록을 압수수색하며 ‘읍참마속’에 나선 모습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5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닝썬 클럽에 대해 수사를 확대해 캐들어가니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되는 정도의 심각성이 수면 아래에서 커지고 있었다”며 “클럽 등 유흥과 관련해 이뤄지는 불법과 그를 토대로 해서 생겨나는 이차적인 범죄, 여러 가지 불법 카르텔 등 경찰관 유착비리도 (단속 대상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약을 매개로 경찰과의 유착 등 불법 행위가 연이어 발생하는 ‘범죄 카르텔’ 구조를 지녔다고 보고 해체하는 데 총력을 쏟기로 했다. 아울러 전직 경찰관인 강모씨와 관련해 증거를 더 확보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클럽과 현직 경찰 사이에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강씨에 대해 경찰은 긴급체포 후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려된 바 있다.
이에 강씨는 경찰이 아닌 검찰에서 조사받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예고 없이 나타나 “제보자로 위장한 사람과 경찰, 현직 기자, 더 나아가 조직폭력배와 변호사가 서로 공모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이 무서운 사건에 대하여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며 “모든 증거와 자료는 경찰이 아닌 검찰에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버닝썬 대표인 이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실제 버닝썬 소유주인 이문호씨와 다른 인물로 버닝썬이 입주한 르메르디앙호텔의 운영법인인 전원산업의 전 등기이사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클럽과 경찰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강모씨에게 돈을 건넨 경위, 최종 수수자, 돈의 성격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전현직 경찰관의 계좌와 휴대폰 이용 내역도 압수수색해 분석하고 있다.
앞서 버닝썬 논란은 지난해 11월 남성 김모씨와 클럽 직원 간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제기됐다.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8월 미성년자가 클럽에 출입해 주류를 구매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전직 경찰관 강씨가 강남서 현직 수사관들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이 포착됐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