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으로 부동산 중개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문을 여는 중개업소가 급감했다. 부동산 중개업계는 지난해 ‘9·13 대책’ 이후 갈수록 줄어드는 거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 천 가구의 대규모 단지도 최근 몇 달 새 매매거래 ‘0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통상 1월은 중개업소가 개업을 많이 하는 시기다. 하지만 워낙 거래가 없다 보니 올 1월 개업 중개업소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2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전국에서 새롭게 오픈 한 중개업소는 1,973개로 지난해 1월(2,544개) 대비 22.4% 급감했다. 매년 1월은 신규 개업자가 많은 시기인데 올 1월은 이와는 다른 분위기다. 올 1월 신규 개업자는 통계가 집계된 2015년 1월(1,898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지역별로 보면 일부 지역은 사정이 더 악화 되고 있다. 경남은 올 1월 90개 업소가 문을 열 때 108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폐업자가 개업자를 앞지르고 있다. 울산도 8개월째 폐업자 더 많은 상태다.
서울 강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도 올 1월 101개 업소가 폐업해 석 달 연속 폐업자 100개 업소를 넘겼다. 실제 송파구 헬리오시티 일대는 올 초 입주가 시작된 이후 다수의 중개업소가 문을 닫고 떠나거나 폐업신고 후 아파트 상가에서 재개업하고 있다. 송파동 D 공인 관계자는 “인근 300여 개 중개업소가 점차 줄고 있다”면서 “매매고, 전세고 거래가 폭삭 줄어든 이 시기에 누가 개업하겠나”라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현장 단속도 계속돼 개업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 절벽이 계속되면 중개업자는 폐업할 수밖에 없다”며 “뿐만 아니라 이사업체, 가전, 인테리어 등 관련 산업 전반도 침체 골이 깊어질 수 있어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