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몸사리던 中기업, IPO 노크...신뢰 찾을까

로스웰 등 국내 증시 상장사들
극심한 저평가 벗어나 반등 추세
"몸값 제대로 받을 수 있다" 판단
보난자제약·TBI, 기업공개 준비


국내 증시에 상장 대기 중인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상장 중국 기업의 주가가 극심한 저평가에서 최근 상승 추세를 타며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해외기업포비아 (기피현상)’가 수그러들면 한국 증시의 다양성도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지난 26일 한국거래소에 중국 제약기업 보난자제약 IPO를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보난자제약은 중국 허난성에 소재한 혈전치료제 기업이다. 지난해 7월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이른바 ‘차이나포비아’로 인한 거래소의 까다로운 심사, 중국 기업들의 극단적인 저평가 등의 이유로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중국의 환경설비 제조·운영회사 TBI도 올해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TBI의 상장주관사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6월까지 예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TBI 역시 지난해 상장을 준비했지만 중국 기업의 저평가에 IPO를 잠시 미뤄둔 상태였다. 지난해 컬러레이(900310)(31.66%) 등 중국계 상장사들의 올 초 주가 반등 모습이 뚜렷하다.

중국 기업의 과도한 할인율은 회사 자체의 문제보다 중국 상장사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2011년 상장한 중국 1세대 상장사 고섬 사태가 시작이다. 고섬은 당시 1,000억원대의 분식회계가 드러나 2013년 10월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됐다. 투자자 손실은 2,000억원 안팎이었다. 중국 1세대 상장사 완리와 차이나하오란 등의 기업이 상폐됐다. 황풍방빅·중국원양자원 등 11개 기업 역시 국내 증시를 떠났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한국거래소와 국내 증권사들은 자체 감독 강화로 국내 기업보다 강도 높은 상장 관리를 시작했다. 한국거래소는 논란이 많은 중국 기업의 상장을 위해 19개월 이상 실사 의무기간을 부여하며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한 증권사 IPO팀 관계자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기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국내 기업보다 이중·삼중으로 꼼꼼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경준 혁신홀딩스 대표는 “1세대 상장한 중국기업 퇴출과 반대로 2세대 기업의 상대적 안정성, 윙입푸드 이후 일부 기관들의 투심이 개선이 있어 올해엔 다시 중국 상장에 긍정적인 시장 기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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