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어 버지니아도 아마존 제2본사 유치 무산 위기

아마존 직원이 출입문을 나오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주 주민들이 아마존 제2본사 설립에 거세게 반대하면서 뉴욕에 이어 제2본사 설립계획이 또다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폭스뉴스는 2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시민단체들이 아마존 본사 설립에 반대하는 ‘아마존이 아닌 우리를 위해서(For Us, Not Amazon)’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 주도로 아마존 제2본사 설립을 무산시킨 뉴욕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버지니아 주민의 68%가 아마존 제2본사 유치에 찬성한 만큼 시민단체의 뜻대로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아마존은 지난 2017년 9월 제2본사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총 5만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밝혔으며 119대1의 경쟁률을 뚫고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 알링턴내셔널랜딩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버지니아 시민단체들이 아마존 입성을 반대하는 것은 아마존 유치 소식이 전해진 후 벌써 집값 급등과 지역 노동계급 소외 등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체 롱&포스터에 따르면 알링턴 지역의 집값은 지난 1년간 10%가량 올라 평균 60만7,500달러(약 6억8,0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가용주택은 38% 줄어 주민들이 주택난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지역주민 소외 문제도 가시화하고 있다. 시민단체 ‘우리의 혁명 알링턴’을 이끌고 있는 로션 에이브러햄은 “유치계획이 발표된 뒤 주 또는 카운티 차원에서 근로자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며 “히스패닉과 흑인 공동체는 철저히 의사결정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세수가 아마존 지원에 쓰이는 점도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아마존이 일자리를 하나 만들 때마다 아마존에 2만2,000달러의 현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알링턴시도 유치 효과에 따라 15년간 2,3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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