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러시아 화물선이 부산 광안대교 하판을 들이받아 파손된 구조물 현장 사진./사진제공=부산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가 지난달 28일 부산 광안대교 하판을 들이받아 구조물 일부(Steel Box Girder·강박스거더)가 파손된 사고와 관련해 부산시가 4일부터 한 달간 정밀 안전진단을 벌이기로 했다.
부산시는 1일 오후 광안대교 관리사무실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부산시설공단에서 긴급점검을 해 주요 구조물인 강박스거더에 폭 3m의 파손을 확인했고 추가 시설물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4일 이후 정밀 안전진단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수·보강 방안은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결정해 실시할 계획이다.
부산시설공단이사장이 본부장인 사고수습 대책본부는 균열이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균열 진행성 방지 천공을 설치했다. 2일에는 대한토목학회와 교량 내부 용접부, 볼트부 등을 구조 검토하고 4일부터는 대한토목학회,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함께 정밀안전진단을 벌이기로 했다. 정밀안전진단은 한 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부산시는 예상했다.
부산시는 파손된 시설물의 검토 결과에 따라 3일 오후 8시까지 49호 광장에서 광안대교로 이어지는 진입 램프 1개 차로에 대한 부분 개통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는 차량 진입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이번 충돌 사고로 광안대교 하판 구조물이 가로 3m, 세로 3m 규모로 찢어졌다. 복구 비용 등 법적 조치는 해경의 수사결과 등을 보고 청구할 계획이라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업무상과실선박파괴, 해사안전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의 혐의로 씨그랜드호 선장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교량을 들이받은 뒤 정선 명령을 받고 내린 A 씨에 대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086%로 나왔다. 해경은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A씨 음주 시점을 파악할 예정이다. 해상 음주운전 입건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다. 해경 관계자는 “조타실을 총괄하고 선박 운항을 책임지는 선장이 술을 마셨다는 것은 음주 운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A 씨가 “광안대교를 충돌한 이후에 술을 마셨다”는 진술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항 경로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조타실에 있던 항해사와 조타사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역시 운항 경로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화물선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CCTV를 분석하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