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비핵화 '빅딜'문서 제시했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요구와 경제보상 제안을 담은 ‘빅딜’ 문서를 북한 측에 제시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NSC)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볼턴의 ‘빅딜’ 문서 공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실패가 아닌 후속 협상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고, 문서로 구체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제의를 부각해 북한을 상대로 후속 협상을 유인하는 동시에 압박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데 대해 “나는 결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북한)은 좋게 떠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은 우리가 그들의 ‘배드 딜( bad deal)”을 받아들이지 않아 매우 실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6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의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던 것과 같은 순간이 있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글쎄, 여러 번 있었던 것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들을 포기하는 비핵화 ‘빅딜’을 계속 이야기했다. 그는 김정은에게 문서 하나를 건넸다. 실제로는 한국어와 영어로 된 문서 두 장이었다. 거기에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들(비핵화 조치들)이 제시돼 있었다”며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게)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줄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업 경험으로 판단한 좋은 위치의 부동산(well-placed piece of real estate)을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그런 제안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했느냐는 질문에 볼턴 보좌관은 “그(김정은)는 밖으로 나가버렸다(He walked away from it)”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방송된 미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이 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미회담의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의미하는 ‘빅딜’을 북한이 수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었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낙관하고 있으며,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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