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들르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시 주석과 만나지 않는다는 의미로 시 주석의 개인적인 일정과 맞지 않아 만남이 불발됐다는 분석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시 주석이 현재 중국 지도부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을 만날 여력이 없다는 해석이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노이 노딜로 북미관계가 험악해진 상황에서 북중 밀월을 재차 강조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략적 행보라는 얘기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중국이 양회 기간이라 시 주석이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미중 간 무역 협정이 막바지에 다다랐는데 북중 정상회담이 미국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거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노이 회담이 예상하지 못한 노딜로 끝난 만큼 이를 총지휘한 김 위원장이 내부불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국내 복귀를 서둘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북한 매체들은 협상결렬에도 김 위원장의 외교 성과를 강조하며 내부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