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미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분야를 막론한 ‘대부’였다. 정계 입문 전까지 그는 막대한 부를 일군 사업가이자, TV쇼 진행자인 동시에 미스 유니버스 대회 주최자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이름 앞에 가장 흔하게 붙는 수식어는 ‘부동산 재벌’이다.
아버지 소유의 회사에서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든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부터 플로리다 팜비치까지 요지의 고층건물과 호텔, 카지노, 골프장 등을 새로 짓거나 인수해 리모델링하는 등 개발사업으로 부를 축적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은 31억달러(약 3조4,878억원)로 미국에서 259번째로 돈이 많은 사람이다. 부동산 개발로 부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된 그는 지금도 종종 부동산 개발업자로서의 ‘본색’을 드러내곤 한다.
260일 만에 만나 활짝 웃는 트럼프-김정은 / (AP)연합뉴스
특히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빅딜 문서’에 북한을 ‘좋은 위치의 부동산’(this well-placed piece of real estate)에 비유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미국 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그 문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그에 대한 대가로 당신(김정은)이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얻는다는 것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수용할 경우 미국과 주변국의 경제적 상응조치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목 좋은’ 부동산에 빗댄 것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지정학적 차원을 넘어 지경학(地經學)적으로도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나름의 ‘부동산 식견’이 깔려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북 ‘핵 협상’을 트럼프식 거래에 비유하는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최근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평가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협상은 ’비즈니스 딜‘, 일종의 부동산 거래와 같다”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걸어 나왔지만 여전히 목적은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