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억원대 해상용 면세유 빼돌려 유통한 일당 검거 = 5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사건 브리핑 모습. /연합뉴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해상용 면세유(벙커C유)를 빼돌려 수도권 섬유공장 등지에 불법 유통한 일당이 해경에 적발됐다.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5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장물취득 등 혐의로 총책 A(43)씨와 옥상 판매책 B(57)씨를 비롯해 총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년간 부산, 여수, 인천항 인근 벙커C유 2,800만ℓ(180억원 상당)를 빼돌려 수도권 일대 섬유공장과 화훼단지 등지에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벙커C유는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황을 기준치보다 10배가량 높게 함유하고 있어 옥상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벙커C유는 황 함유량이 많아 황화합물과 질소화합물을 대량으로 배출한다”며 “이는 미세먼지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도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벙커C유가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10개월 동안 수사했으며 검거된 일당은 해경 단속을 피하기 위해 매우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들은 면세유 보관책, 운송책, 판매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바닷물 혼합장치를 설치해 적발 시 벙커C유에 바닷물을 섞어 폐유로 둔갑시키거나 폐기물 수거 차량을 이용해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A씨 등을 상대로 이밖에 혐의를 조사하고 유사한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