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깜짝 발탁된 김현종(사진) 2차장이 비핵화 중재역까지 맡는다. 정부는 안보실 1차장이 맡고 있던 비핵화 업무를 2차장으로 옮기기로 했다. 업무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쇄신 성격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5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안보실 직제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1차장은 안보·국방에 집중하고 2차장은 기존의 외교·통일에 비핵화 업무까지 맡게 된다. 한반도 정책의 핵심 업무를 쥐게 된 것으로 김 2차장에게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업무 부담이 컸던 1차장 소관 기능 중 비핵화와 공공외교 기능 일부가 2차장 소관으로 옮겨간다”며 “업무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장은 9·19 남북군사합의 등에 따른 남북 간 군사긴장 완화 및 안보역량 강화 등에 주력하는 한편 2차장은 미국·북한과의 소통과 중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직제 개편은 김 2차장이 미국과의 소통 경험이 풍부한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2차장은 지난 2004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일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한미 FTA 개정협상을 지휘했다. 청와대가 2차 북미회담 결렬의 정확한 원인을 결렬 후 나흘이 지난 4일까지 파악하지 못하는 등 한계가 지적되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아울러 북미 중재에 김 2차장의 협상 능력이 발휘되기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