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선진국 문턱으로 여겨지는 3만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06년 2만달러를 넘어선 후 12년 만이다. 하지만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7%로 6년여 만에 최저로 하락했고 명목 GDP 증가율(3.0%)은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관련기사 8면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349달러로 전년(2만9,745달러)보다 5.4% 늘었다. 달러 기준으로 1인당 GNI가 3만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25전쟁 직후인 1953년 1인당 소득 67달러에서 시작한 우리나라는 1977년 1,000달러를 달성한 뒤 1994년 1만달러를 넘어서는 급속한 성장을 일궜다. 이후 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돼 12년 만인 2006년에 2만달러를 넘었고 다시 12년이 지나 3만달러 고지를 밟았다. 일본·독일(5년), 미국(9년), 영국(11년)에 비해 2만달러에서 3만달러를 달성하는 기간은 길었다.
한은은 앞으로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성장을 지속하면 10년 안에 4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3만달러 달성은 예상된 것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그보다 3만달러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와 수출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