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경제 '질적전환 리스크' 대비해야 한다

중국이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정했다. 2016년 7%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바오치(保七)’를 공식 폐기하고 6.5~7.0%의 성장률 목표를 내세웠던 중국 경제가 3년 만에 ‘바오류(保六·6% 성장률 유지)’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70주년을 맞아 경제 전반의 질적 성장을 추진하면서 과잉생산을 통제하는 공급 측 구조개혁과 시장개혁을 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이 올해 6% 턱걸이 구간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양적 성장 대신 경제구조의 질적 전환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가뜩이나 중국발 리스크 요인에 노출된 우리 경제가 중국 지도부의 경제구조 질적 전환 정책으로 한층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대중수출 의존도가 4분의1에 달하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생산·고용·투자 부진 속에 한국 경제 성장의 주축인 수출은 2월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의 타개책으로 수출 대신 내수에 역점을 두게 되면 한국 기업의 대중 판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미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여러 주축산업에서 한국은 중국 기업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타결돼 중국의 대미 수입물량이 늘어나면 한국 수출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경제구조 개혁과 질적 전환에 나선 중국의 경제정책에 맞춰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이 수출보다 내수시장 육성 쪽으로 전환함에 따라 업종별 맞춤형 대책을 세밀하게 세워나가야 한다. 또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규제혁파를 통해 신성장동력 육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주요2개국(G2)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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