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유총 '개학 연기' 위법여부 수사 착수

서울지검 공공형사부에 배당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유치원 3법’ 철회를 요구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섰던 지난 4일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해 무응답한 서울 도봉구의 한 유치원 앞에 시정명령서가 게시돼 있다./권욱기자

검찰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가 관련 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한유총을 고발한 사건을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에 배당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전날 한유총과 그 소속 유치원들을 공정거래법과 유아교육법·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교육부에 따르면 한유총이 주도한 집단 개학 연기에 동참한 사립유치원은 전국 239곳으로 최소 2만3,900명의 아이가 헌법상 교육권과 보호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유총의 집단행동은 사업자단체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불법적 휴원은 유아교육법 위반이고 교육권 침해를 넘어 유아교육법과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 범죄로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구성사업자의 사업 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유아교육법은 유치원이 교육과정 운영 등에 대한 교육당국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검찰은 한유총에 대해 신속히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앞서 대검찰청 공안부(오인서 검사장)는 “한유총 소속 유치원의 개학 연기는 교육관계법령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며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4일 한유총은 국가관리회계 시스템 에듀파인 도입을 골자로 하는 유치원 3법과 폐원 때 학부모 3분의2 이상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한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며 개학 연기를 강행했다가 하루 만에 중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개학 연기를 주도한 것과 관련해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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