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날리는 극장가 'LADY ACTION'

■마블 첫 여성 히어로 '캡틴마블' 개봉
'페미니즘의 서사' 화제성 업고
개봉 전 예매율 90% 흥행 조짐
내달엔 '어벤져스4' 출격 예고
"쌍끌이 1,500만 관객 무난" 관측
할리우드 히어로 대거 공습 속
韓영화 우상·악질경찰 등 맞불


영화 ‘캡틴 마블’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춘삼월 극장가에 할리우드산 슈퍼 히어로의 공습이 시작됐다. 마블 스튜디오 역사상 최초로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캡틴 마블’이 6일 개봉한 데 이어 내달 25일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 4’)이 출격한다. 최강의 전투력을 지닌 두 작품이 시차를 두고 극장가를 휩쓸면 최소 1,500만 관객 동원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흘러나온다. 마블 스튜디오의 쌍두마차가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충무로의 3~4월 관람 패턴마저 바꿔놓을 태세다.

개봉 전부터 90% 이상의 예매율을 보이며 박스오피스 강타를 예고한 ‘캡틴 마블’은 1995년을 배경으로 한 여성 히어로물이다. 이 작품은 ‘어벤져스’의 근원을 찾아 시간을 확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공군의 파일럿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기억을 잃고 우주 전사로 살아가는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댄버스는 쉴드 요원 닉 퓨리(사뮤엘 L. 잭슨)를 만나 내면에 엄청난 초능력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캡틴 마블로 거듭난다.


‘캡틴 마블’의 화제성은 내달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4’와 맞물리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3’)의 쿠키 영상(엔딩 크레디트에 짧게 추가되는 장면)에서 닉 퓨리가 다급하게 캡틴 마블을 호출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캡틴 마블’이 ‘어벤져스 4’ 관람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캡틴 마블’을 둘러싼 때아닌 페미니즘 논쟁도 영화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기폭제가 되는 모습이다. 주인공인 댄버스는 우리가 흔히 할리우드 영화에서 봐오던 여성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르다. 외모와 몸매만 믿고 남성에 의존하는 대신 불같은 성미와 타인에 대한 연민을 겸비한 댄버스는 ‘OOO의 여자’가 아닌 온전한 주체로 그려진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남성 히어로를 제압하는 육체적 파워는 새로운 시대의 히어로를 갈구한 관객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기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브리 라슨은 ‘캡틴 마블’에 대해 “위대한 페미니스트 영화”라고 추어올린 것을 놓고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마블, 이제 좀 망하자” “불법 다운로드로도 안 본다”고 노골적인 거부 의사를 표하면서 성(性) 대결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상당한 폭발력을 내장한 ‘캡틴 마블’이 흥행몰이에 성공하면 ‘어벤져스 4’는 좀 더 수월하게 국내 극장가를 초토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블 스튜디오는 지난 2008년 출범 이후 10년 동안 한국에서만 1억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을 만큼 고정적인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우주 최강 악당인 타노스가 생명체의 절반을 없애 버린 가운데 남은 슈퍼 히어로들의 활약을 그린 ‘어벤져스 4’ 역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000만 관객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할리우드산 히어로의 공습에 맞서 한국영화는 작지만 알찬 작품으로 맞불을 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데뷔작 ‘한공주’로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던 이수진 감독은 한석규·설경구·천우희 주연의 ‘우상’으로 돌아온다. 20일 개봉하는 ‘우상’은 아들의 실수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에 몰린 도의원과 피해자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유지태·류준열 주연의 ‘돈’(20일 개봉), 이선균 주연의 ‘악질경찰’(21일 개봉)도 할리우드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제 몫을 해줄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은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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