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_레터] 최악 미세먼지, 우리 댕댕이·냥이들은 어떡하지?

한국 반려동물들도 외국 친구들이 부럽다!
최악 미세먼지, 댕댕이·냥이는 괜찮을까?
전용 미세먼지 마스크 등장...중국산이 대세
가축들도 피해...진짜 못산다, 못살아!


전국 하늘을 ‘잿빛’으로 뒤덮은 초미세먼지(PM-2.5)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6일 부산과 울산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죠. 4일 9곳, 5일 12곳에 이어 이날 15곳으로 늘었습니다. 오늘까지 엿새 연속 저감조치가 발령됐는데 이는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께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무려 147㎍/㎥에 달했습니다. 6일 오후에도 125㎍/㎥로 여전히 나쁘네요. 게다가 한반도 주변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하죠. 2015년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최장·최악 초미세먼지 사태가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시민들이 미세먼지 오염을 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마스크 등을 착용하거나 외출을 삼가는 등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 반려견, 반려묘들은 최악 미세먼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오늘 ‘썸_레터’가 친절히 설명해드립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 변화를 담은 사진 두 장. 왼쪽은 미세먼지가 심했던 지난 5일 사진이고 오른쪽은 지난 1월 16일 당시 모습이다. / 이호재·성형주 기자

■ 최악 미세먼지, 댕댕이·냥이는 괜찮을까?

괜찮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보다 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보통 인간이 5~10ml의 공기를 흡수할 때 개나 고양이는 10~15ml 정도 더 많은 공기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게다가 반려동물들은 코 위치가 사람보다 지면에 가까운데다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더 많은 먼지를 흡입할 수 있습니다.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미세먼지는 인간에게 치명적이죠. 반려동물 역시 호흡기질환, 결막염, 피부질환 등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반려견 등의 산책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실외 배변 등 부득이한 상황 때는 다녀와 곧바로 샤워를 하거나 코나 발을 씻기고, 빗질 등으로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이나 습식 사료를 통한 음수량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산책을 자제하고 대신 애견 카페 등을 이용, 실내 활동량을 늘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 한국 반려동물들도 외국 반려동물들이 부럽다!

유럽 등 외국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장면이 있죠. 푸르른 하늘 아래 강변 등 산책로에서 반려견과 여유롭게 거니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요즘 한반도 하늘처럼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뒤덮여 일조량이 줄어들게 되면 반려동물들에게는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동물행동심리연구소인 폴랑폴랑 김윤정 대표가 한 온라인매거진에 쓴 글에 따르면 반려동물들은 기온, 기압, 풍량, 일광 등 날씨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오히려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인간보다 훨씬 강도 높게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네요.

반려동물들은 이 때문에 불안 장애 등 큰 행동 변화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음식을 거부하거나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는 일이 반복되죠. 피로감과 우울감이 높아지고 수면장애나 두뇌 노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하면 심장 질환 및 사망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반려동물들도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고 싶을 것 같습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계속된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성형주기자

반려견용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 모습 / 온라인쇼핑몰 화면 캡처

■ 반려견 전용 미세먼지 마스크 등장…이거 쓸 만 한가?

미세먼지 마스크나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죠.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려견·반려묘들에게도 미세먼지 마스크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찾아봤습니다. 오, 반려동물 전용 미세먼지 마스크가 온라인 쇼핑몰 중심으로 이미 판매되고 있었군요.

한 국내 온라인몰에 반려동물 미세먼지 마스크를 검색했더니 32개의 제품이 나왔습니다. 일회용 마스크 3개에 1만 원(배송비 별도)이 넘네요. 인간용보다는 다소 비싼 느낌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반려동물용 미세먼지 마스크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는 점입니다. 미세먼지 등 스모그가 국내보다 발달한(?) 중국에서 앞다퉈 개발한 걸까요. 중국 인증등급도 나름 갖추고 있네요. 국내 인증등급인 KF80 / KF94와 같은 수준인 KN90 / KN95 등급을 받은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견종에 따라 크기가 맞지 않거나 답답해서 발로 마스크를 자꾸 벗기는 등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고 합니다. 마스크만 씌운다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란 말이죠.

■ 가축들도 피해...미세먼지 때문에 못산다, 못살아!

위에선 반려동물 얘기만 했는데, 가축들도 미세먼지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 질병과 함께 미세먼지 속 각종 바이러스와 병원체에 감염될 수 있죠. 대표적으로 구제역이 공기 전파로 유행한다는 설명입니다.

하물며 식물도 생명인데 영향을 많이 받을 겁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농작물 기공을 폐쇄해 물질대사에 이상을 일으켜 생육 장해를 발생시킨다고 하네요. 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썸_레터’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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