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재난이 장기화되면서 증권가에서 미세먼지 수혜주가 주요 테마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던 봄·겨울에 일시적으로 마스크·공기청정기 관련주 정도가 관심을 끌었던 것과 다르게 최근에는 미세먼지로 인한 정부 정책, 생활 방식의 변화가 예상되면서 관련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의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일부 기업은 실적 개선이 나타나면서 중장기적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일반적인 테마주와 차별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일 코스닥 상장사인 공기청정기 기업 위닉스(044340)는 11.93% 오른 1만8,300원에 마감했다. 장 중 19.57% 뛴 1만9,550원으로 지난해 5월15일 1만9,800원 이후 약 10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월과 이달의 상승세 영향으로 올 들어 25.77% 올랐다.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는 냉장고·세탁기와 같은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이에 공기청정기 시장 1위로 알려진 위닉스의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6.8% 늘어난 201억원을 기록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위닉스의 실적과 관련해 “미세먼지 수혜에 따라 매출은 지난해보다 22% 증가해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4,033억원, 영업이익은 52% 급증한 306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를 판매하는 대유위니아는 24.14% 급등했다.
공기청정기 부품 기업들도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가 올랐다. 모터를 생산하는 에스씨디(042110)는 올 들어 53.57%, 필터를 만드는 크린앤사이언스(045520)도 33.59%의 상승률을 각각 기록했다. 건조기·의류관리기·전기레인지·무선청소기 등 다른 가전제품의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김지산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대기질 악화가 일상화되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와 같은 ‘건강가전’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 품목은 렌털 가전제품이기도 하기 때문에 렌털 시장 활성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가전의 대표 기업인 LG전자(066570)의 해당 분야 매출액은 지난해 42%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밖에 질소산화물 제거용 촉매 생산 등 오염물질 저감, 인공눈물 생산 관련 종목들도 주목받는다.
상한가를 기록한 기업도 나왔다. 레인지후드 및 공기정화기 등을 생산하는 하츠(066130)는 이날 29.83% 급등했다.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 대용량 공기정화기 설치 지원을 지시하면서 해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하츠의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마스크 생산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사례도 나왔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60% 급증한 101억원을 기록한 웰크론(065950)은 올해 들어 62.17% 올라 지난해 1·4분기의 25.16%를 뛰어넘었고 지난해 1·4분기 2.22% 하락한 모나리자(012690) 역시 올해는 35% 올랐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