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CJ, 쉬완스 인수자금 부담해소...JKL 2,000억 공동투자키로

작년 6,000억 투자 협상 깨진 뒤
다시 손잡아...NH證도 합류 예상


CJ제일제당(097950)이 쉬완스(미국 냉동식품 기업)의 인수 부담을 덜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공동투자하기로 했다. 양측은 지난해 6,000억원 규모로 투자를 논의하다 결렬됐지만 재협상에 들어간 것이다. CJ로서는 그만큼 쉬완스 인수를 위한 자금압박이 크다는 방증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JKL파트너스 측에 쉬완스 지분 약 10%에 해당하는 2,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제안해 논의 중이다.

지분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일정하게 위험 부담을 줄인 구조의 메자닌(채권과 주식 중간에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 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쉬완스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되 일정한 조건을 걸어 안전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지난해에도 6,000억원의 공동투자를 논의했지만 상장 때 공모가격 결정권한과 구주매출 방법 등을 놓고 줄다리기하다가 무산됐다.

CJ제일제당이 무산된 투자유치를 재개하는 이유는 신용도 하락을 막기 위해서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이 쉬완스 인수 자금을 자체조달하면서 CJ그룹의 재무 구조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동안 CJ그룹은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차입금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CJ제일제당의 연결기준 순차입금만 해도 7조3,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국내 주요 신용 평가사는 CJ제일제당이 쉬완스를 자체 인수할 경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쉬완스 인수 지분을 80%에서 70%로 줄이면서 총 부담금액을 약 2,000억원이 빠진 1조8,8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이 중 5,600억원은 미국 소재 미즈호은행에서 대출인 인수금융으로 마련하고 CJ헬스케어 매각차익 중 4,000억원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9,000억원은 지난 1월 발행한 회사채 중 5,000억원을 투입하고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약 8,000억원 중 일부와 이번 JKL투자 2,000억원으로 채울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번에 인수하지 않은 30%도 중장기에 매입할 계획인데 이때는 시세 6,000억원에 이르는 서울 가양동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

투자가 재개되면 지난해 JKL과 함께 투자확약서를 발급한 NH투자증권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JKL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 쉬완스 투자를 검토했던 19곳의 투자자가 이번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임세원·조윤희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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