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공공성 강화 새 실험] 매입형 유치원 첫선...취지 좋은데 문제는 '돈'

서울교육청, 구암유치원 개학식
2021년까지 30곳 추가한다지만
예산확보 쉽지않아 난항 겪을듯

서울시교육청이 매입형 유치원을 전국 최초로 개원하면서 교육 공공성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설립인가 취소에 이어 유치원 공교육 확대를 추진하는 것인데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조희연(왼쪽) 서울시교육감이 8일 개원한 국내 첫 매입형 유치원인 구암유치원 개학식에 참석해 어린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관악구에 있는 첫 매입형 유치원인 구암유치원 개학식에 참석해 “사립유치원 중 매입형 유치원 신청 지원이 많아 추가를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매입형 유치원은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하는 유치원으로 늘어나는 보육 수요를 쉽게 충족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새로 유치원을 지을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기존 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개원 준비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021년까지 매입형 유치원을 30곳 추가할 예정이다. 사립유치원의 호응도 좋아 올해 공모 때는 서울 전체 사립유치원(1일 기준 606곳)의 8.4%인 51곳이 매입을 신청했다. 12일에는 노원구에 위치한 전국 최초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 꿈동산아이유치원도 새로 문을 연다.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은 학부모들이 사회적 협동조합을 결성해 직접 설립·운영하는 유치원이다.

교육당국이 한유총 설립인가 취소에 이어 공교육 확대에 힘을 쏟고 있지만 문제는 결국 돈이다. 당장 매입형 유치원만 해도 추가 예산 확보가 확정되지 않아 보여주기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교육청에 따르면 구암유치원을 매입하는 데 들인 비용만 59억9,0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전체 유치원 및 초중고 시설 확보 예산이 6,700억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유치원 한 곳을 개교하기 위해 전체 예산의 약 1%를 사용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구암유치원은 교육청 예산으로 확보했지만 향후 추가 매입형 유치원을 자체적으로 사들일 여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교육부와 협의해 예산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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