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8일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현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제공=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8일 박성현이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받고 있다./사진제공=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박성현(26·솔레어)이 세계랭킹 1위 탈환 후 첫 행보를 산뜻하게 마무리했다.
박성현은 8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필리핀·대만 여자프로골프 투어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잃었지만 순위표 맨 윗줄을 지켜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한 그는 홈 코스의 아마추어 선수 유카 사소(17·필리핀·5언더파)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4개월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은 박성현은 닷새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넘버원’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0승과 미국 LPGA 투어 6승을 포함해 개인 통산 열일곱 번째로 수집한 우승 트로피였다.
세계 최정상의 박성현이 출전한 이번 대회의 우승은 애초부터 ‘누가’가 아니라 ‘어떻게’가 관심사였다. 박성현은 이 대회에 초청을 받아 출전했다. 최근 자신의 메인스폰서로 나선 필리핀 솔레어리조트앤드카지노가 주최한 대회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 ‘이겨야 본전’인 한 수 아래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관건이었는데 박성현이 사흘 내내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뤄냈다.
8일 박성현이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사진제공=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이날 4타 차 선두로 경기에 나선 박성현은 까다로운 핀 위치와 바람 속에 타수를 잃으면서 15번홀에서 사소에게 1타 차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사소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른 필리핀의 골프 천재 소녀다. 사흘 연속으로 세계 1위 박성현과 동반한 사소는 우승 경쟁의 중압감 때문인지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3타 차로 앞선 박성현은 마지막 홀 버디를 잡은 사소를 2타 차로 따돌리고 2주 연속 우승을 완성했다. 박성현은 우승상금 1만7,500달러(약 2,000만원)를 필리핀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어머니의 생일인 이날 우승한 박성현은 “멋진 생신 선물을 드려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한국에서 1주일가량 휴식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오는 22일 개막하는 파운더스컵부터 3주 연속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