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최근 분양된 서울 등 수도권 단지의 특별공급 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다수의 단지에서 미달이 나왔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 부양 등을 대상자로 이뤄진다.
◇줄줄이 미달되는 특별공급 = 가장 최근 사례는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서 선보인 ‘태릉효성해링턴플레이스’다. 다자녀가구에 배정된 6개 평형 중 4개 평형이 미달됐다. 59㎡A형의 경우 16가구 모집에 2건이 접수됐으며, 74㎡A형은 24가구에 5명만 청약했다. 인근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다는 비판을 받았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효성해링턴플레이스’도 다자녀가구 6개 평형 가운데 4개가 미달이었고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도 4개 평형 중 2개가 미달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배정분은 모두 팔렸으나 일부 평형에서는 경쟁률이 매우 낮았다. 84㎡ 평형의 경우 13가구 배정에 20명만 지원했다.
연초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가 84㎡B 평형에 18가구 모집에 337가구가 몰려 1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전 평형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곳에서도 다자녀 가구는 일부 미달 됐으나,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물량은 전 평형 마감됐다.
그나마 서울은 조건이 까다로운 다자녀·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에서 미달이 주로 발생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마저 성적이 신통치 않다. 지난달 인천시 서구 원당동에 공급한 ‘검단센트럴푸르지오’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246가구 가운데 무려 16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 로또 청약 줄고, 대출 어렵고 =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서울 및 수도권에서 이처럼 특별공급 미달이 나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분양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청약’이 줄었기 때문이다. 분양가가 시장 기대치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은 홍제역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3.3㎡당 분양가가 2,469만 원으로, 전용 59㎡도 고층의 경우 분양가가 7억 원이 넘었다. 중도금 대출 40%를 받는다고 해도 4억 2,000만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이와 더불어 ‘특별공급자격’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낼 만큼 가격과 입지가 모두 매력적인 분양 단지가 없었다는 점도 미달 사태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특별공급 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은 일반 분양으로 넘어간다. 일반 분양에서라도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가면 큰 문제가 없지만, 결국 유주택 ‘현금 부자’들의 몫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는 청약 자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당첨이 취소된 부적격자나 자금 마련을 못 한 무주택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청약 통장 없이 추첨으로 선정하는 잔여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1·2순위 청약보다 잔여 가구 추첨에 사람들이 몰린다”며 “청약의 존재감과 열기가 과거만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