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GS그룹, 투트랙으로 '밀 키트' 시장 공략

GS홈쇼핑, 프레시지에 60억 투자
안정적 제품 공급 통해 시장 선점
GS리테일 브랜드 심플리쿡도 운영




GS그룹이 투트랙 전략으로 급성장하는 밀키트(meal kit)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망 업체에 투자해 판로를 선점하는 한편 자체 브랜드 육성에도 나섰다. 신사업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028150)은 밀키트 업계 1위로 평가받는 벤처기업 프레시지에 6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GS홈쇼핑은 프레시지 지분 7%(구주 포함)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지에는 앞서 하나금융투자PE도 260억원(지분 33%)을 투자했다.

프레시지는 지난 2016년 2월 설립된 밀키트 업체다. 밀키트는 가정간편식(HMR)의 한 종류다. 음식을 재료별로 포장해 구입한 후 간단한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상품이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7월 2억원 수준이었던 월 매출액이 6개월 만에 20배 늘며 월 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해부터 프레시지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밀키트가 예상보다 더 큰 인기를 끌면서 GS홈쇼핑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프레시지가 성장하면서 GS홈쇼핑 외에도 경쟁사들에 납품을 늘리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투자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GS그룹은 밀키트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자체 유통 채널도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 유통업체인 GS리테일(007070)을 통해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을 출시, 본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의 심플리쿡이 GS홈쇼핑에 납품할 만큼은 생산력이 되지 않아 우선 GS홈쇼핑에서 프레시지와 협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그룹 외에 유통 대기업들은 밀키트 사업에 너도나도 진출하고 있다. 이마트는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를 밀키트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홈플러스의 ‘싱글즈프라이드’도 있다. 농심은 HMR 브랜드 ‘쿡탐’을 2017년 론칭해 운영하고 있으며 동원F&B의 ‘맘스키트’,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 현대백화점의 ‘셰프박스’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9 식품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HMR 시장 판매액은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2010~2017년 HMR 시장이 연평균 17.3%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 IB 업계 관계자는 “밀키트 사업이 포장 단계에서 인건비가 대단히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대기업들이 수익을 낼 만큼 집중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도원·임세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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