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안 도와주네"…작년 냉난방비 지출, 5년만에 최대↑

폭염, 맹추위 등 이상기후가 지출확대 주범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앞에서 어르신들이 배식을 받기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극심한 한파와 기록적 폭염 등으로 냉난방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저소득층의 생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극심한 한파와 기록적 폭염으로 냉난방비 등 부담이 늘어나면서 저소득층의 생계 유지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관련 지출의 증가율은 지난해 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임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148조4,1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임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전·월세, 수도요금, 전기요금, 관리비 등의 주거비용을 의미한다.

해당 지출의 상승은 폭염, 맹추위 등 이상 기후로 인한 냉난방 수요 증가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통해 가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가폭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1월 한파, 여름 폭염 등 기후 영향으로 전기·가스 연료비 지출이 늘어났다”며 “전·월세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세값과 월세 등 집세의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전셋값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1.4%로 2006년(0.7%) 이후 가장 낮았다. 월세는 0.3% 하락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임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생활에 필수적인 지출로 쉽게 줄일 수 없다. 이에 따라 해당 부문의 지출이 커지면 다른 부문의 소비를 줄여야 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광석 한국산업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주거비 지출은 소득이 줄어든다고 줄이기 쉽지 않고 저소득층일수록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 저소득층의 생계가 팍팍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표] 임료 및 수도 광열 지출 추이(2013∼2018년)

구분
임료 및 수도 광열 지출
(단위 : 십억원)
전년 동기대비증감률
(단위 : %)
2013년 127,220.4 4.3
2014년 130,536.4 2.6
2015년 132,808.0 1.7
2016년 137,143.9 3.3
2017년 142,236.7 3.7
2018년 148,414.1 4.3
※ 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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