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암호화폐 사기혐의...코인업 대표 '캐시 강' 검거

지난 9일 역삼동서 코인업 대표 검거
압수수색 결과 피해자 수천명 달해

코인업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강모(왼쪽)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합성한 잡지 표지.

암호화폐 발행을 내세워 수천억원대의 투자자금을 끌어모은 뒤 잠적했던 암호화폐 발행업체 ‘코인업’ 대표가 경찰에 검거됐다. ★본지 2월16일자 21면 참조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모(53) 코인업 대표를 지난 9일 오후9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서 검거했다고 11일 밝혔다. 강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코인업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와 투자자 명부 등을 확보한 경찰은 압수물과 50여명의 피해자 진술을 통해 강 대표 등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피해자가 수천명에 이르고 피해 금액 역시 수천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강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큰데다 피해자들이 구속 수사를 촉구해 서둘러 강 대표를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오전 수서경찰서 앞에서는 코인업 투자자 모임인 미래상생협동조합 조합원 500여명이 강 대표를 구속 수사해달라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강 대표는 일자리 창출과 외화벌이 명목으로 투자를 유치한 특가법상 사기와 유사수신 관련법 피의자”라며 “강 대표 일당을 하루빨리 구속 수사해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개업한 코인업은 비상장 코인인 월드뱅크코인(WEC)을 국내외 주요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통해 투자자를 유치했다. 강 대표 등은 ‘1,000만원을 투자하면 8주 뒤에 1,500만원으로 돌려준다’거나 ‘1,000만원을 투자하면 5,000만원으로 돌려준다’는 식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은 의혹을 받고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 거세게 불었던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사그라 들었지만 투자를 가장한 사기행위는 갈수록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대응팀에 따르면 가상통화 등 투자를 가장한 유사수신업체 수사의뢰 건수는 2015년 13건에서 2017년 39건으로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21건에 달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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