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신창재(사진) 교보생명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FI들의 압박은 커지고 이달 중순으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지만 마땅한 선택지가 없어서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의 백기사 역할론도 한때 부상했지만 교보생명 경영권과 맞물려 수포로 돌아가면서 신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 중”이라는 말로 고민의 단면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에도 본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FI들과 직접 접촉해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날까지 만족할 만한 진전된 결과를 얻는 데는 실패한 것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본지 2월21일자 10면 참조
이달 중순께 FI와의 협상에 대한 결론을 지어야 하지만 신 회장은 “(언제쯤 이 사안이 끝날지는) 하늘만 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기업의 전략적인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교보생명은 FI와의 갈등, 기업공개(IPO) 추진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신 회장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FI들의 동의를 구해 계획대로 증시에 입성, FI들이 자연스럽게 자금을 회수(엑시트)할 수 있도록 하는 시나리오다. 교보생명은 지정감사인 감사를 거쳐 오는 5월께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9월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경영권을 지키면서 FI와의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FI 측에서 제시한 풋옵션 가격은 주당 40만9,000원, 교보생명 측의 가격은 주당 20만원 초반대로 격차가 커 이견 조율이 쉽지 않다. 국내외에서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 FI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현재 FI들은 대한상사중재원에 손해배상을 위한 중재를 신청하기로 한 반면 교보생명 측은 2012년 계약이 불공정 계약이라며 법적 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주희·이지윤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