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실적 쇼크'에...엔터株 무너지나

승리 피의자 전환 와이지엔터 14%↓
4분기 실적부진 에스엠은 10% 하락
지난해 호실적 발표 JYP만 3.6%↑
"실적과 무관한 악재가 변동성 키워"


높은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급등했던 엔터 빅3(JYP Ent.(035900)·에스엠(041510)·와이지엔터)가 코스닥 강세장에도 빛을 못 보고 있다. 소속 연예인이 구설수에 휘말리거나 군 입대로 정상 활동이 불가능해지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증시에 역행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돌발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엔터주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와이지엔터는 장 초반부터 추락하기 시작해 14.1%나 급락한 3만7,150원에 마감했다. 에스엠 역시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206억원에 못 미치는 152억원에 그친 영향으로 10.49% 추락했다. JYP도 동반 약세를 기록했으나 오후 들어 반등하며 엔터 빅3 중 유일하게 3.65% 상승해 엔터주 투자자들에게 위안이 됐다.

연예기획사 3사는 지난해와 올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에스엠과 와이지엔터·JYP는 각각 지난해 50.72%, 64.64%, 120% 오르며 국내 증시 급락에도 돋보이는 성과를 보였다. 반면 올해는 코스닥 시장이 10% 가까이 상승했음에도 에스엠이 22.47%, 와이지엔터가 21.79%가 하락했고 JYP(3.14%)도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말 경찰이 클럽 버닝썬의 사내이사였던 빅뱅 멤버 승리를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이날 와이지엔터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속 연예인 관리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됐다는 평가다. 승리와 관련한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27일 와이지엔터는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해명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기관 투자가들은 와이지엔터·에스엠에 대해 동반 매도에 나섰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은 와이지엔터에 대해 올해 들어 하루 최대 금액인 292억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반면 이날 지난해 4·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 JYP는 기관이 32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JYP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7% 증가한 287억원으로 컨센서스(276억원)를 웃돌았다. 이날 장 초반 와이지엔터·에스엠과 함께 하락세를 보이다가 실적이 발표된 오후 들어 상승 전환했다.

엔터 빅3 모두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급성장했고 올해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에스엠의 영업이익은 67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5%, 와이지엔터 역시 248억원으로 161.8%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실적 개선 전망과 무관하게 돌발 악재에 따른 엔터주의 하락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의 엔터주 담당 연구원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업에 대한 주요 판단 기준이 실적이기 때문에 실적과 관련 없는 변수에 대해서는 평가하기 어렵다”며 “승리의 경우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없기 때문에 어느 증권사나 이번 사건을 주가 판단의 근거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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