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는 '脫원전']日, LNG 의존 줄이는데 韓은 역주행…'에너지 안보'도 숨 막힌다

日, 원전 재가동해 수입량 6%↓
미세먼지 영향 脫석탄까지 가속
韓은 작년 4,400만톤 사상 최대
"LNG 생산국에 휘둘릴라" 우려


일본이 지난해 원전 5기를 재가동하면서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을 6%가량 줄였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LNG를 수입한 한국과 정반대 행보다. 한국과 일본 모두 LNG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가격 변동성이 큰 LNG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LNG 생산국에 휘둘려 에너지 안보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11일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LNG 수입량은 전년 대비 500만톤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일본의 LNG 수입량의 6%, 일본의 천연가스 소비량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양이다.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일본이 원전을 재가동하기 시작하면서 그만큼 LNG발전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일본은 5기의 원전을 재가동해 총 9기의 원전을 가동했다. 앞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22%를 다시 원전으로 채울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LNG 수입량 전망은 에너지 수요나 효율 등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원전 재가동 수준에 달려 있다”며 “올해 일본의 에너지 발전량이 더욱 증가함에 따라 LNG 수입량을 1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은 탈원전 정책에 이어 미세먼지 대책으로 탈석탄 정책도 가속화되면서 LNG발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LNG 수입량은 4,400만톤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17.3%나 늘어난 수준이다.

원전 사고가 있었던 일본조차 원전 재가동을 통해 LNG발전과 수입을 줄여나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LNG 가격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비싸다. 올해 3월 한국의 연료비 단가를 살펴보면 LNG는 1㎾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116.25원이 들어 원자력(5.91원/㎾h), 유연탄(55.19원/㎾h)보다 최대 20배 가까이 비싸다. LNG발전 비중이 높아지면 전기요금 역시 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일본도 원전 대신 LNG발전을 늘리다 보니 산업계에서 비싼 전기요금에 대한 불만이 커졌고 이는 원전을 재가동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LNG는 유가와 연동돼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불리하다. 저유가 추세가 이어졌던 2016년 LNG 연료비 단가는 1㎾h당 70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당시보다 60% 넘게 올랐다. 무엇보다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일본과 한국 모두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2017년 기준 총 8,430만톤의 LNG를 수입한 세계 LNG 수입 1위국이다. 주로 호주·말레이시아·카타르 등에서 전량 수입하는데 LNG발전 비중이 커질수록 LNG 생산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은 3,800만톤 수준으로 LNG 수입 3위 국가다.

김명현 원자력학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LNG를 전량 수입하고 다른 나라에서 전력 수입이 안 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LNG발전은 물론 원전까지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골고루 가져가야 어떠한 위기에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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