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성공창업] 외식업 창업 성공률 높이기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
오픈마켓·공유주방 등 플랫폼 활용
충분한 연습통해 실패 리스크 줄여야

이정훈 주체적삶연구소 소장 (‘내 가게로 퇴근합니다’ 저자)

‘이 사업(업종)의 성공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요?’, ‘당신이 이 사업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예비창업자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어림짐작해 대다수는 두 질문에 각각 50%, 90%라고 답한다. 두 번째 질문에는 100%를 확신하는 답도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세계적인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 교수가 저서 ‘넛지’에서 소개한 ‘비현실적 낙관주의’의 대표적 사례다. 비현실적 낙관주의란 인간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을 뜻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을 평균 이상이라고 믿으며 자신이 감수하는 리스크를 타인의 것보다 낮게 생각하는 경향성을 지녀 그릇된 판단을 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자영업 창업에 도전했다 실패한 사람들의 후일담 중에는 비슷한 사례가 꽤 많다. 사업환경의 어려움이나 낮은 성공 가능성을 짐작하고도 ‘내가 하면 다를 것’이란 생각으로 쉽게 창업에 뛰어들어 실패를 맛본다.

성공창업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태도로 자신의 사업을 검토하고 판단해야만 한다. 사업 계획은 물론이고 사업가로서의 역량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사업자의 생각과 시장의 평가기준은 언제나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본격적인 창업에 앞서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미리 시장에서 테스트하는 예비 창업자가 많아지고 있다. 자본을 투자하기 전 자신의 사업을 시험 운영할 수 있는 방법과 서비스도 많이 등장했다. 예컨대 제조·판매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라면 매장을 임차해 점포를 꾸리기에 앞서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자신의 아이템을 검증할 수 있다. 쇼핑몰 구축 비용도 필요 없이 사업자가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광고, 판매, 결제가 모두 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 짧은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팝업(Pop-up)스토어나 다른 사업자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숍인숍’ 전략을 쓴다면 적은 비용으로 대형상권에서 매장 운영을 경험해볼 수도 있다.

외식업 창업을 돕는 인큐베이팅 서비스로는 ‘공유주방’이 대표적이다. 공유주방은 조리시설, 객장의 좌석과 테이블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이용하면서 각자의 메뉴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각 사업자의 조리공간이 분리된 경우도 있고, 시간대를 달리해 이용할 수도 있다. 여러 사업자가 모여있기 때문에 공동의 물류와 마케팅이 가능하고 초보 창업자를 위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된다.

창업 전 업(業)에 대한 자신의 적성이나 경쟁력까지도 미리 점검해볼 기회가 많이 생기며 일부에서는 무분별한 창업이 늘어난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신규 창업자의 유입을 막을 수 없다면, 경쟁력이 부족한 창업자를 조기에 걸러주는 자정적 기능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무엇보다도 창업 실패의 퇴로를 열어주고 창업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는 적극 권장하고 싶다. 실업이나 생계활동을 이유로 창업을 고민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창업자본 투자에 신중해야 하고 자본을 안전하게 지켜낼 방법을 고민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었다. ‘처맞기’ 전까지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복싱선수 마이크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창업의 실패를 경험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실패를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럴듯한 계획과 목표를 품었을 것이다. 창업이라는 프로세계의 링 위에 오르기 전, 적합한 상대를 찾아 충분한 스파링을 경험하는 것은 어떤가. 창업도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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