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들, 귀를 열다. 벤처산업 활성화를 위한 긴급 좌담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벤처기업인들 등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연하기자
“헬스케어와 관련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우리나라가 해외 기업과 대비해 상대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지 않게 하려면 제도는 선진국을 따라가야 한다고 봅니다.”(강성지 웰트 대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들, 귀를 열다. 벤처산업 활성화를 위한 긴급 좌담회’에 참석한 벤처기업인들이 정부의 규제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글로벌 진출이 어려우며, 정부의 지원정책이 사각지대까지 미치지 않아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인들은 업력에 따른 정부의 지원정책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신기철 그린콤 대표는 “업력 7~10년의 기업은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사업성까지 갖췄음에도,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거나 투자를 받기 어려워 집을 팔아 자기자본을 넣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회사에 자금이 들어온다면 고용증대 등의 효과도 효율적으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관련 업체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헬스케어와 의료가 만나는 지점에서 갈등이 발생하는데, 이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10여년 전부터 있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현재 정부는 의료기기와 서비스를 규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미국 등의 선진국처럼 이를 개발하는 업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 국내 디지털 헬스기기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도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20분의 1에 불과하지만 규제가 강한 편이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료기기 스타트업과 관련된 규제는 기존 의료기기법이나 약사법 등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법들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만큼 현재 국회에 계류된 혁신 의료기기 법을 통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보다 효율적인 재기 시스템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채선홍 클린그린 대표는 “회사를 창업했다가 망한 이들이 재기를 하기 힘들어 디자이너 출신이 막노동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매칭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