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말 서울 가로수길에 100평 규모의 시코르 21호점을 개점한다. 시코르는 올해 15개 매장을 추가한다는 계획으로 올해 문을 여는 첫 점포다. 시코르는 지난 2016년 12월 대구신세계점을 시작으로 선보인 이래 2년 여 만에 신세계의 자체 ‘알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코르의 가수길 합류에 의미를 두는 것은 시코르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확대로 백화점들이 저마다 매출 감소를 고민하는 시점에서 시코르는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유통 실험’으로 통한다. 시코르는 편집샵이 가성비 높은 화장품 위주로 취급하는 것과 달리 나스, 맥, 바비브라운, 메이크업포에버, 슈에무라 등 프리미엄 제품부터 K코스메틱까지 총 250여 개 뷰티 브랜드를 망라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자체 브랜드지만 백화점뿐만 아니라 절반 가량은 로드샵으로 빠르게 확대하며 상권 거점 점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가로수길은 상권 침체에도 여전히 사상최고 매매가를 경신하며 뷰티브랜드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곳이다. 가로수길에는 올리브영·롭스·엘큐브 등 각 사의 자존심 매장이 입성해있다. 특히 엘큐브의 경우 비슷한 시기인 2016년 롯데백화점이 1020소비자를 타깃해 ‘미니백화점’을 표방하며 서울홍대, 가로수길, 이대 등 5곳에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유통 실험이다. 1호점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시코르의 경우 샤넬, 아르마니 등이 시코르 옆에 둥지를 트는 등 주변 뷰티 브랜드 지도를 바꾸며 ‘시코르 효과’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후 강남역점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에 이어 지난해 8월 젊은이들의 성지인 홍대에도 출점해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유명 뷰티 편집숍 ‘세포라’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한국 여성에 최적화된 시코르의 존재감이 세포라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의 신성장동력인 시코르가 가로수길에 입점하는 것은 유통업계 관전 포인트”라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이어 시코르 효과가 가로수길에서도 발휘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